2009년 8월 13일 목요일

국민통합,역사계승의 방안 분명히 해야


정세균 대표 기자간담회


□ 일시: 2009년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
□ 장소: 국회본청 당대표실

* 홈페이지 올린이: 민주당 대변인실, 등록일: 2009-08-13 14:30:36

■ 정세균 대표


오늘은 날씨가 좀 환하다. 금년 여름장사가 시원치 않았을 텐데 늦더위가 오면 여름장사도 괜찮겠다.


오늘 우리가 법 투쟁을 한지도 좀 됐고 그 사이에 아직 다 돌진 못했지만 많은 지역을 돌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동경에서 납치됐다가 송환되신지 오늘이 36주년 되는 날이다. 정말 우리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의지의 한국인의 표상이다. 그 의지로 다시 병마를 이기고 우뚝 서셨으면 좋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필생의 관심사는 민주주의와 남북문제였다. 이것들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남북문제가 정상화 될 때까지 김대중 대통령께서 버팀목이 되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악법과 관련해 오늘은 전북에 가게 돼있고 제주도, 경남 등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돌았다. 국민여러분께서 내용을 잘 모른다고 판단하는 분도 계신데 그렇지 않다. 언론악법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또 결국은 국민들을 손해 보게 하는 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호응도 대단히 좋았다. 우리는 이 악법이 무효화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오늘 이명박 정권에 대해 몇 가지 요구하려고 한다.


이제 대통령이 8.15경축사도 할 것이고, 근원적 처방을 한다고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언젠가는 소식이 있지 않겠나. 인사도 한다고 하는데 국정전반에 대해서 야당대표로서 몇 가지 요구사항을 가지고 나왔다.


첫째, 8.15 경축사는 국면전환이 아닌 국정기조를 바꾸는 계기 마련해야 한다. 8.15 경축사가 그냥 급하니까 땜질하고 막는 식의 경축사가 되선 안 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제가 보기에는 정말 소통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8.15 경축사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기조전환 을 천명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계기로 만드는 것이 정답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탓도 하고 야당 탓도 수시로 하지만 국민과 야당이 문제가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문제라는 점을 깨닫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 국정지지율이 30%를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이 수준으로는 대통령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최소한 50%는 넘어야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해결책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일이고 그것은 국정기조를 바꾸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임을 빨리 깨달아 달라.


둘째, 인사쇄신을 꼭 좀 해 달라. 국민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는 대통령도 공감할 것이다. 국민통합을 위한 인사 4원칙을 제안하고 싶다.


1. 인사기준, 도덕성의 기준이 절대 후퇴돼선 안 된다.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정착된 기준이 있다. 예를 들면 한나라당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많지만 위장전입 안 된다, 재산 축적과정에서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기준들이 마련돼 있는데 이것들이 후퇴돼선 안 된다.


2. 탕평인사가 돼야 한다. 지금 인사의 핵심은 TK인사다. 자기 동네사람 인사다. 이 수준으로는 절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탕평인사가 돼야 한다.


3.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얘기에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하고 이견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절대 균형 있는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 YES맨만 있는 현상에서 NO맨도 등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거 민주정부 10년 동안에도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성향에 관계없이 예를 들면 경제, 외교, 국방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인물도 과감하게 등용했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인권위원장이면 인권에 정통하고, 통일부장관이면 그에 정통한 그 직에 맞는 인사를 등용해야지 그냥 YES맨만 등용하면 안 된다.


4. 능력 있는 인사를 등용해야 한다. 정당내부의 교통정리를 위한 친박이나 친이를 무마하기 위해 중요한 직책이 등원되어선 안 되고 능력위주의 인사를 해야 한다. 친이, 친박의 나눠먹기 인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렇게 4가지 인사기준을 제시한다. 야당이 하는 얘기도 경청하라.


셋째, 서민예산을 고갈시키는 부자감세, 4대강 사업을 포기하라. 지금 부자감세 때문에 국가재정이 파탄위기에 처해있다. 이 정권이 1년 반 채 안됐는데 지금까지의 채무가 57조 7천억 늘었다. 그래서 채무총액이 366조가 됐으니 지금까지의 어떤 정권시절 보다 가장 빠른 속도로 부채가 증가한 상황이다. 앞으로 5년간의 부자감세 때문에 100조 가까운 세수가 감소된다고 한다. 이런 재정 파탄상태를 이끌고 가면 다음 정권, 우리 다음 세대는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란 말인가. 더 이상 국가재정을 축내고 국가재정건전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부자감세, 4대강 사업을 즉시 포기하라. ‘4대강 블랙홀’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4대강 때문에 국가예산을 다 털어 넣으니까 교육, 복지, 중소기업, 도로-철도 등의 SOC사업예산을 다 깎아먹는 행동을 그만하라.


넷째, 4대강 예산을 정상화해서 민생예산으로 전환하길 요구한다. 과거 4대강 치수사업에 2-3천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강 정비를 위해 더 많이 투자한다고 한다면 1조원이면 족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재가 난 내용을 보면 4대강에서 난 것이 아니고 지천이나 소하천에서 났다. 사실 급한 것은 4대강 본강이 아니라 소하천, 지천을 정비하고 치수하는 것이 더 급하다. 왜 우선순위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가. 지천, 소하천들은 중소의 그 지역 건설업체들의 일감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재벌 건설업체들의 일감인데 그것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제발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서 국정운영 해 달라.


다섯째, 이번 8.15는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선 북한에게 한 마디 하겠다. 북한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다. 북한은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지 말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복원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도 즉시 응해야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 현정은 회장 방북으로 기회가 오고 있다. 이런 기회를 북한은 잘 포착해야 한다.


제가 지난번에 외신기자클럽에 가서 북한핵문제와 관련해서 333해법 제시한 적이 있다.


김정일에 1. 핵을 포기하고 군사모험주의를 중단하라. 2. 6자회담에 빨리 복귀하는 등의 평화 프로세스에 동참하라 3. 개성에 억류된 유씨와 미국 여기자를 즉각 석방하라.


오바마에 1. 포괄적 북미일괄타결을 추진하라. 2. 북한 핵을 포기하기 위한 실질적 국제 공조를 추진하라. 3. 고위급 대북특사를 파견하라.


이명박에 1. 대북정책 기조를 전환하라. 2. 6.15와 10.4선언의 이행을 협의하라. 3. 특사파견을 통한 남북대화를 재개하라.


이와 같은 333제안을 했었는데 아마 일부는 받아들인 것 같고 경청했다고 판단된다. 클린턴이 북한에 가서 여기자 두 사람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면서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제까지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인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8.15 경축사가 그것을 담아야 할 적기다. 8.15 경축사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이행의지를 천명할 것을 촉구한다.


이렇게 5가지 요구사항을 말씀드린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말 국민통합, 역사를 계승하는 방안을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통합방안은 앞서 제가 제시한 국정기조전환, 인사쇄신, 부자감세나 4대강 사업포기 등에 더해서 공안통치를 종식해야 한다. 지금 해직 기자, 해직 노조간부, 해직 교사에 이번에 이미 64명을 구속했으니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니까 정말 공안에 의지하는 정권은 절대 미래가 없다. 그 점을 촉구하면서 하루 빨리 국민통합을 이뤄내라.


또 역사를 보는 안목을 제발 제대로 갖춰라. 작년 이맘때 건국절 논란이 있었다. 금년도에 그것은 어디로 갔는지 다시 건국절을 들고 나올지에 대해 예의주시했는데, 제가 작년 이명박 정부-한나라당의 건국절 추진 때문에 8.15경축행사도 못 갔는데 금년에는 경축행사에 꼭 참여하고 싶다. 이런 역사인식으로는 제대로 된 국정운영이 안 된다. 제발 계승해야 할 역사는 제대로 계승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2009년 8월 13일
민주당 대변인실


* 원문주소 - http://www.minjoo.kr/board/board_view.php?brd_code=1008&nPos=010101&no=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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