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5 09:47
강운태 의원,
이명박 대통령에게 “화해를 위한 7가지 조치사항” 을 담은 내용의 서한 보내
이명박 대통령이 8.24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데 대하여, 민주당 소속 강운태 의원(광주․ 남구)은 8.25일 “화해의 열쇠는 대통령께서 쥐고 계십니다”는 제하의 서한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고, ▲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의 재협상, ▲부자감세의 철회와 4대강 사업의 축소, ▲영남편중과 호남소외의 인사차별 시정, ▲5+2 광역경제권을 5+3으로 수정, ▲용산참사 해결과 집회·표현의 자유보호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의 개선,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등 화합과 통합을 위한 7가지의 당면 조치사항을 제안했다.
강운태 의원은 이 서한에서 “지금이야말로「
화합과 통합의 새시대
」 를 열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강조하고 이를 놓치지 않도록 “이 나라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어제(8.24)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언론 악법 재협상만이 의회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길입니다”는 제하의 서한을 보내고, 김 의장이 입법부 수장으로써 방송법
등 처리과정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여·야 합의하에 새로운 법을 만들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별첨
강운태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http://www.president.go.kr) 자유게시판에 게재한 서신 전문
#별첨
화해의
열쇠는 대통령께서 쥐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님께,
달리 소통할 방법이 없어 이렇게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적인 서한을 올립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등불과도 같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국장을 치르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국민 모두가 ‘세계적인 지도자’를 잃은데 허탈해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차분함과 신선한 감동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곧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마지막 떠나면서까지 “용서와 화해, 관용과 화합”의 가치가 얼마나 절실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새삼 깨우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대통령께서도 어제(8.24) 라디오 연설을 통해 “화합과 통합이 우리의 시대정신이며, 지금이야 말로 통합의 시대를 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하신 말씀을 접하고, 마음을 내 편지를 씁니다.
우리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또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재론을 요치 않습니다. 파산 직전에 놓여있는 국회의 모습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문제의 핵심은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화해의 열쇠’를 누가 갖고 있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대통령께서는 라디오 연설에서 ‘통합을 위해 스스로 앞장 설 것을 다짐’하면서도, 지난 8.15 경축사에 이어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시하시면서 ‘여야 정치권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댈 것을 당부’하셨는데, 저는 좀 견해가 다릅니다.
물론 만신창이가 된 정치권부터 대오각성이 필요함은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화해의 물꼬’를 트는 것은 정치권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하셔야 할 사안이고 또 그렇게 하시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고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대통령께서 ‘화해의 열쇠’를 쥐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모처럼 불기 시작한 화해의 불씨가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대통령께서 풀어나가셔야 할 7가지를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1. 지난 7.22 국회에서 강행한 방송법
등
4개 법률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계류 중에 있음은 잘 아실 것입니다. 정치권 화합의 첫걸음은 대통령께서 우선 당장 정부의 후속 조치(시행령 제정
등)를 유보하도록 지시하시고, 여·야간에 재협상해서 문제가 없는 법을 만들어 주도록 요청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2. 재정운용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현 정부 들어 국가부채가 벌써 67조원이나 늘었는데, 아마도 내년이 되면 10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 부자감세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서민정책을 강조하더라도 부자와 대기업에게 추가로 감세하겠다고 고집하는데, 누가 진정성을 믿겠습니까? 4대강 정비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뜩이나 재정수요가 폭증하는데, 22조원이나 투자할 여력이 어디 있습니까?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서민복지를 늘리도록 지시하시는 것이 화합 대통령, 서민 대통령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입니다.
3. 인사는 만사라 했는데, 지역편중현상이 너무 심합니다. 민주당에서 이미 발표한 160개 정부 요직의 출신지를 보면 영남편중 호남소외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영남 44%, 호남 13%). 더구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중앙부처의 실무책임자라 할 수 있는 주요 국·과장자리를 보면 호남출신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기에 공직사회에서는 호남사람 씨를 말린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파악해서 인사차별에 대한 시정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화합은 겉으로만 맴돌 뿐입니다.
4. ‘5+2’로 불리는 광역경제권은 문제가 많습니다. 새삼 시비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전북을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5+3으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영남권만 2개 권역으로 나누고 호남권은 1개로 묶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영·호남이 2대1의 구조가 아니라, 최소한 2대1.5가 되도록 조정하는 것이 영·호남 화합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일 것입니다. 5조 6천억원에 달하는 첨단의료산업 단지를 영남권(대구)과 중부권(충북 오송)의 2개로 나누고 호남을 제외한 것도 받아드리기 힘든 조치입니다. 보완조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5. 많은 국민들이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가 만개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현실은 공안 통치에 민주주의가 눌려가는 형국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서울광장에서 집회 한 번 하는데 그렇게 힘들고, 용산 참사는 7개월째 표류상태에 있고, 여당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더욱 속박하는 법안들을 틈만 있으면 통과시킬 태세이지 않습니까? 민주주의는 힘있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힘없는 사람, 사회적 약자들의 보호막이 되어야 합니다.
6. 김대중 전 대통령님께서 마지막 선물로 주신 남·북화해의 새로운 물꼬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북·미간의 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대통령께서 강조하시는 중도실용을 위해서도 이산가족상봉의 실현
등 남·북관계 개선에 보다 전향적으로 임하시기는 것이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여는데 걸 맞는 일입니다. 경제적인 면만 보더라도 한반도 경제권의 형성은 곧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입니다.
7.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를 올바르게 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는 잘 생각하신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앞장서서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기념관 건립을 성사시키신다면 국민화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님,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화합과 통합의 새시대’를 열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대통령께서 열쇠를 쥐고 계신데 누가 이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정치권에 공을 넘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역감정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만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여당이 손해를 보는 방안이 무엇인지 정부 스스로 대안을 내 놓으면 정치권에서 논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늘은 간혹 기회를 주지만 결과까지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모처럼만에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이 나라 최고 책임자이신 대통령님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늦 여름철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8월
25일
국회의원(광주광역시 남구, 민주당) 강운태 올림
* 출처 - http://www.cleank.or.kr